낮조차 어두운 날

무겁지 않은 하루가 어디있으랴만은 오늘은 더하다. 후배 A는 내게 “우리가 하는 일의 무게가 정녕 우리가 믿는 그게 맞느냐”고 물었고,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고통은 내 고통이었다. 한국의 기자 채용과 부서 배치 시스템은 과연 Generalist를 원하는 것인지 Specialist를 원하는 것인지, 혹은 그 두개를 한번에 잡게 하거나 그러다 둘다 놓치게 하는 것인지 여전히 모를 일이다. 거기에, 여태 한번도 어디에 털어놓지 않은 ‘(언론) 업계 종사자’의 보직 차이마다 느껴지는 약간의 고까움에 압도됐다는 A에게 나도 쉽게 무어라 말을 내놓을 수 없었다.

회사와 회사는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저마다 최고를 내놓기 위해 고민하는 것도 빤히 보인다. 그럼에도 어떤 선線에 닿을 때, 그것은 차가움보다 시린 날카로움으로 느껴진다. B사의 사진기자와 C사의 카메라 기자, 그리고 D사의 취재기자가 쉽게 어울릴 수 없는,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다. 굳이 왜 어울려야 하냐 물으면 그래, 할 말없다. 그렇지만 그런 차가움을 당연하게 느끼기 싫어 처음 보는 사진기자, 취재기자에게도 깍듯이 그러나 할 말은 하며 조금 더 다가가려 노력해본다. 소심하고 조심스럽지만 그러려 한다.

A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을 내어놓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자 말고, 선배 말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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