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로 된 숲에 내린 피냄새 비, 영화 강철비 시사 후기

아랫글에는 주요 부분에 대한 내용 누설이 없습니다.

또 원작 만화를 읽지 않았습니다.

두 남자가 있다. 두 조국이 있다. 두 가족이 있고 두 원수(남한의 元首와 북한의 元帥), 두 딸 그리고 두 개의 통일이 있다. 가운데 하나의 민족과 하나의 선, 역사와 의리 또 욕심으로 그은 분열이 있다.

남자는 음악에 맞춰 몸을 세차게 흔들며 웃다 울다 감정표현에 비교적 자유롭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으나 강대국 틈바구니 살아남은 사천 년짜리 유전자는 그를 영화 속에 던져 역사를 끌고 가게 만들었다. 신숙주가 일본을 토벌하고 여진을 멸했듯 그는 집을 지켜간다. 밝을 철에 집 우, 철우가 그의 이름이듯이.

다른 이가 멀찌감치 서 있다. 변화 없는 표정을 쥔 건 단단한 입 모양, 눈빛은 사정없이 흔들리다장군님이름에 몸이  발기 때 성기처럼 굳어버린 이. 그의 감정 역시 쇠와 같다. 그 감정을 만든 게 무얼까. 사상교육 혹은 가족에 대한 사랑 아니면 군신유의의 오래된 유적 같은 유전자. 쇠 철과 동무 우를 입은 철우, 또 다른 철우.

이 이야기는 두 철우를 내세워 써보는, 서울 올림픽 이후 서른 해짜리 이즘(ism)의 대결이다. 누구 편을 들 것인가. . 그편을 들면 내가 얻는 이득이 뭐길래. 그 이득은 누구 것인데. 참 낡았다. 오래된 이야기. 그러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야기에 대해 내가 무얼 더할 수 있을까. 영화 크레딧이 붉게 올라간다. 아직 현실로 완벽하게 나오지 못한 주변은 나를 콕콕 찔렀다. 관심과 공부가 다르듯, 스물이 넘어 처음 공부하기 시작한 냉전 시기승자에 의해 쓰여진 거열(車裂)당한 역사로 다 채울 수 없어 고통스러워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배울 게 너무 많다. 그래서 배울 바에야 부족한 걸 덮거나 대충 가려버리려 했던 게 짜장 아닌지 싶어 조심스럽던 날. 그때 나와 지금 나 역시 계속 대결해 가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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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이 걸어 들어와담론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탄성을 지를 우아한 단어로 겸손 빼지 않았다. 배우 곽도원은부끄럽다며 웃다감사하다맺었고, 배우 이경영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철학을 공부하고, 영화에 아이돌 그룹 빅뱅(BigBang) 리더 권지용(지드래곤, G-Dragon)의 노래를 두 곡이나 넣은 감독은구조와 시각을 회피해 바라보지 않고 공유하고 싶었다강조했다.

충무로를 다니며, 배우 지망생과 배우들이 모여 프로필을 돌리는 일을 구경하기 어렵게 됐다. 감독들은 저마다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고 넥스트 엔터테인먼트 월드와 씨제이 이앤엠은 강남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어 충무로에 남은 건 윤전기와 인쇄실, 오래된 사람들의 이야기 정도. 그런데도 보통명사가 돼 버린 ‘충무로 배우’는 그만한 상징성이 있다. ‘충무로 대표 배우’가 모두 모인 연말의 영화 강철비(스틸레인, Steel Rain), 사람들 가슴에 내리든 머리에 내리든 많은 이들을 향수 혹은 토론에 젖게 만들지 않을지.

참, 권지용의 노래는 ‘삐딱하게’, ‘Missing You’ 붙이자면 삐딱하게 서로를 그리워 하나 싶기도.

그리고 덧붙여 정우성은 망가져도 정우성. 아니, 오히려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정우성이라 사람들은 그를 더 사랑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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