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M의 ‘똠방각하’를 찾아서

 언덕보다 낮은 건물, 푸르름보다 먼지가 많은 읍, 그도 그럴 것이 인근은 개발되지 않았거나 개발이 제한된 곳. 아니면 언젠가 개발이 되리라는 희망 끝에 욕심의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밭들. 마을 주변에는 마을 사람들의 땅이 “그다지…”라며 얼버무리게 되는 도시. 구획마다 서너개 이상의 부동산이 있고 그곳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정권마다 앞자리가 바뀌고 있다.

그곳에서 수도의 철도는 선線을 바꾼다. 결코 쉽게 연결할 수 없는 길. 줄바꿈은 마치 장조가 단조로 바뀌듯 해서 그 곳부터 반대편 사람이 움직이는 지척咫尺은 빛이 다른 공기가 흩뿌려져 있는 것 같다. ‘단조의 선’을 탄 사람들은 노령의 부부나 홑몸, 아니면 외국인이나 취재진, 또 공무원. 도시 M의 사람들은 좀처럼 그 여객차를 타지 않았다. 어차피 넘지 못할 것이라며. 소원한지 수십년, 포기한지 십 수년, 다시 절망한지 몇 년인데 희망이 몇 개월치 들었다고 그 부채가 탕감되지 않을 것이라 하면서.

그러던 그 도시에 한무리의 사람들이 등장해 부동산을 휩쓸고 다녔다 한다. 어떤 사람은 이름이 왕王같았다 한다. 그 왕과 왕의 식구들이 어느 죄를 왕왕 지었다는 것은 1년이 훌쩍 지나 전파와 포털 사이트 뉴스를 통해서라 했다. 도시에 와 흔적을 남기고 홀연 사라진 사람을 쫓기 위해 기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왔다. 서울과 멀지 않지만 서울말과 ‘여기 말’은 분명 다르다 말해준 할머니는 “거 참, 괜찮게 보이는 청년들이 얼굴이 반쯤 울상이 돼 전화기를 붙들고 왕王만 찾다 떠나더라. 그런 사람은 부동산에 가도 쉽게 못찾아”랬다.

알음알음이랬다.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아닌 그 할머니는 “나도 집 있어. 원하면 보여주고. 평당 20만원에 대지랑 두칸짜리 방 포함한 집해서 1억원, 아니 9500만원에 줄게.”랬다. 거래는 어떻게 하냐 하니 방법이 있단다.

다른 회사에서 봉지 커피를 한잔 마시며 “그런 사람들이 ‘똠방각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슨 방, 무슨 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나와도 부동산으로 쉽게 잡을 수 없는 빈 구획이 있다, 토지 등기부 등본을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그런 자투리. 조각보도 이으면 큰 이불이 되듯이 그런 땅을 수첩에 빼곡하게 적어 종이를 주고 받으며 부동산을 조각보 삼는 이들은 모처에도 흔적이 없었다. 등산가다 차 한잔 얻어먹으러 오듯 와서 몇개를 묻고 또 제안하고 사라진다는 사람들.

적籍의 기대와 다르게 나는 수일을 도시 M에서 투자하면서 ‘똠방각하’를 만날 수 없었다. 참새 발자국 같은 사람들, 디아스포라Diaspora.

아마 나는 또다시 도시 M에 갈 것이다. 만날 수 없는 ‘똠방각하’를 부를 것이다. 그 날이 오면, 그 순간이 찰나나 탄지彈指만큼이라도 온다면 꼭 묻고 싶다. 당신이 정말 왕王의 사람들을 만났냐고. 적어도 당신이 만난 그 왕王이나 왕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털어놨는지, 어떤 제안을 했는지.

도시 M의 짧고 단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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