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을 기억한다. 여전히 땡볕 아래 서 있었지만, 지금처럼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았던 시간. 거리에서 느끼던 것은 사뭇 다른 공기 아니면 특유의 냄새 또 문화. 검은 옷을 입은 노란 남자와 흰색 벽의 조화, 그러다 내뱉은 것은 결국 몇 글자를 묶은 푸념과 몇 개의 답답함. 그것을 시쳇말로 ‘쿨한 것’ 마냥 느꼈던 부족했던 과거, 오래돼 바라보니 그런데도 그립다.
미국은 일본을 사랑하고 영국은 이집트를 쫓고 영국은 인도를 흠모하나 생각하다 지구의 반대편에서 온 바람에 울컥했던 낮. 여러 장의 사진만 꾸준히 찍었던 나의 스물한 살, 여름의 정오.
서쪽을 바라보다가, 그게 서편이 아닌 거울이란 것을 알았다.
9월, 사랑 없던 나선계단을 다시 밟는다. 얼마나 난 단단해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