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한 그 이상, 寧越

열 개의 경치가 있다는 도시, 군郡 안에 한반도를 품었다는 이야기, 오래된 전설이 쌓인 밤과 산의 고향, 오래 전에는 뗏목이 도시 한가운데를 동강동강 지나갔고 그 위에 탄 사람들은 한양부터 산골까지 품었다. 이제는 이야기가 쌓여 그 품을 헤아리려 사람들은 천문대에서 낙하산을 달고 그 길을 다시 달리는, 그런 곳에 다녀왔다.

편의점에서 멀어지자 숲이 말을 시작한다. 아마 벌레가 걸어다니는 소리나 풀잎이 몸 부딪히는 이야기, 아니면 꽃잎이 자라는 울음. 하늘은 시계 방향으로 돌고 아무리 봐도 건물은 없고 어둠이 눈에 익자 조금씩 보이는 산의 어깨. 잊고 지냈던 기억이 멀리서부터 달려왔다, 너무 쉽게 흘리고 있는 땀에 대해서.

외할머니 고향은 섬, 배가 뜨는 섬에서 다시 고깃배를 얻어타고 들어가는 작은 마음 꼭대기에는 학교가 있었다. 전교생이 몇 명 쯤 됐을까. 거기서 하던 철봉 놀이, 달려내려 가며 보던 밭과, 멀리서 돌아오는 배에 실려있던 것은 사실 기억나지 않는 어종의 물고기. 마당에는 전선같이 푸른 색의 건조대가 있었고 그 위로 올라가는 생선, 아저씨들은 봄에 여름처럼 땀을 흘렸다. 그렇게 먹은 생선구이와 찜은 짰다. 나는 그 후로도 바다가 소금 맛인 게 그저 결국 몇 개의 화학작용, 이를테면 염화나트륨과 화산 때문 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믿어버리면 사람은 너무 시시한 물건이 되니까.

외할머니 고향에 다녀오는 길은, 다시 고깃배였다. 물도 아닌데 뭍과 떨어지니 바람에서 짠 내가 났다. 이 공기도 바다만큼 오랜 세월을 지냈겠지. 바다의 친구이면서 또 오랜 목격자로서, 이 틈에 흘렀겠지. 그런 생각을 했다. 유유상종은 멀고 먼 곳에서부터 온 단어이니까.

그런 향기가 났다, 영월에서. 단종은 여기에 박혔다고 사람들이 말해줬지만, 뜨거운 빛에 사방이 산인 고장에서 돌고 돌았을 산 냄새. 바꿔 말하면 어디서나 보이는 동강을 보며 자란 사람들과 모여든 태백과 치악, 소백의 일상이 마주하는 빛. 그들의 오일장에는 그런 구경이 넘쳐났고,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사람 중요한지 안다’는 하나의 신앙.

허리에는 긴 굴이 났고, 마을 가운데에는 석탄인지 어떤 연료인지 모를 것을 실은 기차가 달려간다. 이제는 서울로 대전으로 가기 편해졌지만, 여전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사람 있는 그런안녕한 이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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