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을 때

설거지 중 흘러내리는 소매가 뻔뻔하게 물을 머금어도 고무장갑을 뺄 수 없을 때. 야근있는 날 쓰레기 내놓을 것을 깜빡할 때. 혼자 먹기에는 많고 둘이 먹기에는 많은 요리를 시키고서 허겁지겁 입 안으로 그걸 밀어 넣을 때. 스스로 열린 문으로 먼지바람이 들어와도 온통 젖은 알몸으로 뛰어가 닫을 수 없을 때. 청소기를 쓸 때 무거운 짐을 홀로 들어 옮기고 닦고 쓸고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때. 쓰던 글이 엎어져서 아쉬움만 가득하거나 상을 받아서 행복할 때. 어떤 사람이나 사고의 추모식을 가서 혼자 무릎 사이에 머리를 집어넣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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