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 제목을 지으며

제목짓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은 통신사에서 ‘씨알도 안 먹힐’ 제목을 달아서 올린다. 편집부나 데스크 선에서 훨씬 더 정갈하게 조정된다. 이의는 없다. 나보다 더 오랜 시절 기사를 썼고, 제목 한 글자 차이가 얼마큼 중요한지 이미 뼈까지 아는 선배들이다. 그래서 내가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된다. 지워지거나 글자가 조정되더라도, 빈칸 포함 스물 몇 자 안에 본질을 담고 싶은 것이다.

아주 오래 전 고건 전 총리와 관련한 기사의 제목을 기억한다. 명확하지 않으나 ‘髙, Stop’ 이거나 ‘Go, 建’ 중 하나일 것이다. 다시 H모 신문의 이 모 기자가 쓴 기사 제목이 떠오른다, ‘죽어서 보이지 않는 나는 살았을 때부터 유령이었다’. 또다른 르포르타주 명패도 있다, 다시 그 신문의 ‘환락가 한가운데서 그 시절 치부를 읽는다’.

우리는 애를 써서 글을 짓고 공간에 털고 관심을 바란다. 포장지야 어떻게 됐든 한땀한땀 고급이라 문장을 지었으나 때때로 얼굴은 그대로 두곤 했다. 화장 하거나 성형할 필요는 없으나 눈곱 정도는 떼고 머리에는 물 정도 묻혀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지 않을 테였을 때도 겁을 먹기도 했다.

사람의 시간을 먹는 직업을 살면서, 나는 적어도 앞머리 정도는 만지기로 했다. 애쓴 오늘, 나는 나에게 ‘그래도 열심히 묻고 치열하게 눌러 적은’ 정도 수식어는 붙여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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