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군 의흥면에서 온 편지

숲길을 달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리 인생은 한 방향으로 간다. 2000년 동안 누구도 거스를 수 없던 화살표, 우리는 점을 따라서, 때로 별빛이라고 부르던 과거를 제치면서 역사에 머리를 박았다.

삼성역 사거리에도 플라타너스가 넓게 드리웠는지, 모래 위에 쌓은 땅에는 지금쯤 낙엽이 제멋대로 휘날리려는지, 강바람을 보면 여전히 오른쪽 눈을 더 깊이 깜빡거리면서 눈물을 보이는지 궁금해. “삶은 물에서 와서 심해를 거쳐서 결국 불확실성에 몸 맡기게 된다”고, 네가 그랬잖니. 이렇게 떠나와 버렸네, 우리 미래는 숲에 담아둔 채.

“서울을 떠날 것이고, 일은 그만둘 것이야. 이 일은 정신을 갉아먹어, 시도 때도 없이 바빠서가 아니야. 시도 때도 없이 생각을 엮어야 하기 때문이지.”

풀이 눕는 틈에, 바람이 길을 잃는 사이에, 산등성이에서 뚝뚝 떨어져 산허리까지 굴러 내려온 개암을 보다가 이렇게 글을 짓는다. 글씨를 엮어서 마음을 보내. 복잡계에 든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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