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잔이 두 개 있는 술자리가 오랜만이라는 데서, 이것은 갈등의 발로가 아니길 바랐다. 서로 다른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이른 새벽을 병에 담아서 목에 털어넣지 않으니. 비와 비, 또 비가 예상 됐던 시간들 사이에서 어느 맑음을 굳이 찾아 다닌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눈에 띈 순간부터 어제까지와 오늘의 나는 여전히 같은 사람인데 때로 시각時刻들을 수집하고 싶었다.

사소한 단어들은 내가 모으고 제맘대로인 당신은 춤을 춰 줄 수 있나요, 빗방울들이 동심원을 그릴 수 있게요. 지긋지긋한 말들로 모아 쓰자면, 원형은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고 또 모나지 않아서 배려가 깊어 보이지만, 사실 어떤 사람 마음처럼 가장 방어적인 도형의 모양이니까. 당신이 그걸 몇 개씩 깨면서 빠르게 또 느리게, 이걸 ‘퀵 퀵 슬로우’라고 부를까요. 어둠 끝에서 가장 밝은 해맞이나 어두움을 부르는 일몰을 꾀할까요. 둘 중 어떤 게 당신일까요.

비가 그친 길거리에 당신이 서 있던 걸 볼 수 있는 찰나刹那나 탄지彈指를 가능케 하는 정도에, 그 정도 기쁨이 내 어떤 운運이면 시간은 합리적이죠.

멀리서 여명을 봤다. 그게 복선이 아니길 바랐다. 시간은 한정적이라는 걸 알지만,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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