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가지 몇 개는 살려놓더라도, 우리는 종단終端에 마음을 두지 않았다. 고까운 시선으로, 냉소적으로 보자는 말이 아니다. 뻗어 나가는 데 한계를 둔다는 것인데 적어도 그렇게 산지 벌써 10년은 된 듯하다.
파생派生에 흥미 없다. 목적에 따라 지금까지 왔다. 그게 사랑이라면 사랑, 취미라면 취미 또 일. 업에서 사랑을 찾지 아니했고 취미에서 유흥을 따르지 않았고 남에게서 나를 찾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게 무슨 소용이었나 싶은 것이다, 이제. 결국 몇 개 노력은, 물론 위법 혹은 부당한 경우는 만들지 않았으나, 하나 마나 였다. 정신적 고민의 소모, 주어가 나였다.
스물 몇 살부터 후회할 일은 만들지 않았다. 경험적 각론各論에 하자가 있다는 건 마음에 좀 부스러기가 남아서 그런가. 물론 알고 있지, 쓸모없는 순간은 없었다는 것을.
서른 몇 살부터 남은 삶을 상여賞與로 살지 역전逆轉의 도화선으로 당길지 고민하는 것은, 여전히 마음이 어린 셈이구나, 하고 느꼈다.
마음대로 단어를 지껄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아직 그렇게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