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삶을 끓였다.

고독을 센 불에 졸이니 묽은 슬픔이 터져 나왔다. 우울은 없었다. 그렇게 되뇌자 외려 마음이 갑갑해졌다. 마음에서 나온 이야기, 결국 유기도 무기도 아닌 태가 됐다. 마른 고독이 탁탁 부서졌다. 사람이 있다가 사랑은 없었다. 문득 고개를 드니 처연한 마음이 연기가 돼 구불구불 휘어가고 있더라.

나는 사의 찬미가 두렵지 않았다. 당신은 귓불을 어루만지다가 태어남의 기원이나 생장의 신비에 대해 말하곤 했다. 나는 달리기를 싫어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않더라도 땅이 뒤로 밀렸고, 우리는 함께 속도를 내다가 다시 멈추듯 걷기를 반복했다. 넘어지기도 했지. 그게 살아있는 모습이라니. 너와 나는 암막의 앞을 향했다.

가슴 속에서 탄이나 폭죽이 터졌다. 때때로 주거나 받지 않으며 상처를 냈다. 입에서 때가 나올까 봐, 이따금 피가 나게 입술을 씻었다. 소용 없었다. 목구멍에서 그을음이 솟았다.

사랑해서 사랑할 수 있기를, 오늘은 삶을 끓였다. 다시 마음이 이 보잘것없는 솥으로 돌아올 것이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