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파도

삶이 지옥이라 불타는 계절은 언제나 그늘없이 시작됐다. 이건 신호였다. 여울을 지나며 가슴을 졸인 건 어차피 시간 머금은 틈이 나를 판단할 것이란 고정관념 때문이다. 난연의 바다에서 나는 어떤 이가 고까워하는 단어를 빚었다. 바람이 물었다, 부끄러운 게 무엇이냐고.

후회 남기지 않도록 껴안자고, 읊조림이 들려버렸나. 네가 온 나락의 시선 아니면 울부짖음의 공명이 뺨에 닿더니 그늘을 지었다. 자오를 향해 생이 돌더니 이내 병이 됐다. 채도가 빠지는구나.

나는 너와 닮지 않아서, 우리는 쓰는 손과 선호하는 여가도 감희한 순간도 달라서 좋았다. 나는 그런 차이를 사랑하는가, 하고 혼자만 떠올릴 뿐이야.

너의 여행기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어. 마음 울렁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