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TheBlank 작성

욕심 없는 바람, 무리 없는 사랑, 얕지 않은 두터움

당신이 행복할 DSR

오래 묵은 빚은 얼마까지 상환할 수 있을까. 이따금 이뤄지지 않을 상상을 했다. 어깨 진 무게는 스스로 멜 수 있을 만큼 재는 게 중요했다. 양쪽 어깨와 심장도 마찬가지이었다. 균형 없는 시간을 생각할 수 없었다. 여린 마음에도 그쯤 깨닫기 시작했을 때 눈물겹게도 어른이 됐다는 걸 실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조금의 고통을 남겨두었다. 역치에 닿지 않는 틈은 당신을 위한 것이었다. 공동의 틈이 있어야 우리는 뒤뚱거릴 수 있으니까.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상의 우연은 비쌌다. 오래된 밥벌이에 대한 이야기다.

일용직은,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돈이 됐고 나는 입을 물 위에 띄울 지경이었다. 삼각김밥이 제 체형은 그대로 두고도 700원에서 1200원으로 반 넘게 자라는 동안, 내 기준이 그 정도에 머무른 것은 고유의 삶이 준 기준 무게라서, 내 시급은 수 배가 됐음에도 따라갈 수 없는 게 있었다. 빈 틈 같은 게 너무 많았다. 당신은 씀消費으로 존재됨을 원했고 나는 묶으며 방어선을 만들었다. 내 사랑은 조각이되 결코 나아가질 못해서, 아직 스칼라Scalar 밖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본능적인 압박이었다.

이직은 대개 연봉 협상을 수반하고, 그건 보통 삼각김밥 혹은 캔커피 몇 개씩 더 살 수 있는 환경의 변화를 뜻했다. 그러나 겁은 흔하게 왔다. 사랑을 한 줌씩 늘려가는 건 평범했지만 순간 공空이 될 경우가 있었으니까. 나는 때때로 눈물의 습도와 웃음의 건조함을 피부로 느꼈다. 쉽게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행복하지 않아 되었다, 삶이. 나는 자잘하게 슬픈 편이 좋았고 가끔씩 감정선으로 부리는 사치쯤이면 죽을 수 있었다. 그뿐이었다.

폭 이편에서, 박자 느리게 쓰는 편지

의외다. 당신께서 생략한 주어를 모으니 내가 됐다. 보내셨던 것들을 모아 두텁게 되도록 해 삶 속에 마디었다.

가둔 것은 짐이 됐고 기운 것은 우리가 됐다. 마음이 무게를 더했다. 나누어도 갈라도 본치와 같다면 모두 안고 죽으러 갈게, 하는 말들은 어쩌면 그냥 그런 소리라고 여겨야 했다. 안 그러면 넘어지는 것도 너무 쉬워서.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게 너라면 그리워하지 않았을 걸, 우리라서 그렇지. 어제 울었던 시간과 그제 다퉜던 기억은 그렇게 많았던 탓으로 몰면서, 나는 거울을 뒤로 들고 있었네. 우리 사랑한 적 없잖아, 네 필요를 말했고 나는 불안을 품었고. 사납게 말한 걸 이해해 주어. 벌써 많은 걸 부쉈으니까.

그럼에도 잊히지 않는 게 있어. 왜 날 받았니. 바람이 너울로 불었니. 달이 뜨는 동안 막지 못했고, 한 달짜리 속앓이 아래로 부는 외풍이 종이 찢는 걸 그대로 뒀니.

그는 애끓어서 술을 마시면 내가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를 거꾸로 외워서 나의 평행에 머무르는 사람과 삶을 엮었다. 우리는 본 적 없는 사람과 우호적이고 무의미한 대화를 했다. 이따금 웃었지만 자주 기침했다. 재채기 소리를 내면서 어깨를 들썩였다. 그뿐이었다. 그리워하지 않았다. 정말로, 그리워하지 않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