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언론사에는

이 나라 언론사에는 연차별로 쓸 수 있는 문장이 있나 보다. 혹은 단어 공장에서 작업반 하나만 ‘언론어’로 삼고, 부분집합이라 이름표 단 건가. 짧고 무거운 글은 언제나 사람을 흔들지만 그것은 편집자가 아니다. 우리 언론 대부분의 신병 글틀은 대부분 똑같다. 개중 몇은 폭발하는 문장을 모아서 곳간 깊은 곳에 아예 묻어 버린 듯 하다. 사실의 중요와 다르다. 모두 비슷한 단어집을 묶기 위해 발탁되고 발굴하는 것일까. 속 없이 쓴 자유에 억울한 소리를 듣고 한탄한 날, 나는 살 어느 부분을 찢긴 듯 했다. 스스로 도려낸 게 아닌 탓에 고통이 크다. 여전히 여기에, 있다.

전혀 미안하지 않게도

문 밖에 무엇인가 소리가 들렸다. 어떤 소리일까. 나와 전혀 상관없는 공간, 문 밖에서 공명이 울렸다. 통상 사람들은 두드리는 소리를 ‘똑’이라고 적는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르다. 어떤 이는 ‘쿵’하고 치고 다른 사람은 ‘퍽’하고 민다. 그 중간이나 그 밖에서 나는 우연히도 ‘똑, 똑, 똑’ 소리를 들었다. 문 앞에 네가 있었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글을 읽는다. 작가 신모씨는 그걸 바루어서 소설로 냈고, 물론 주변에 있던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게 그의 전 연인 양모씨와 있던 쓰고 따뜻한 홍차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수필을 통신망에 올리는 것을 즐기는 이모씨는 공중에 전 애인을 해부했다. 겪은 것은 서로인데, 남는 것은 모든 과정이 됐다. 그의 배꼽 옆에는 점이 있었는데 그것을 두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단상이나 성관계 중 알게 된 원시의 버릇 또 서로의 가족에 대한 생각 같은 것이 초라한 것부터 우아한 본까지 망라됐다. 우울해지곤 했다.

어떤 사람은 내 입에 추를 달았다. 또 다른 이는 나 스스로 바늘을 꿰게 만들었다. 모두 대단하고 또 격렬했던 사랑이었다. 그러나 그게 우스운 추억팔이가 되거나 아니면 예의 아닌 상황이 될까봐 나는 가슴에서 가까웠던 순서대로 포르말린에 담갔다. 너는 얼었고, 너들이 굳었고, 오래된 친애하는 우리는 암실로 들어갔다. 듣는 게 오히려 편안해져서, 수장고에 넣은 마음이 여태까지 상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입술을 물고 선 너를 봤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잖아. 지난한 계절이 쌓였잖아. 오열할 필요없는, 냉정하게 떠났고 또 처절하게 버렸던 찰나나 탄지, 모호가 묻혔는데 왜 어떤 비석을 세워야 하는지, 검은 얼굴에서 흰 눈동자가 그런 말을 했다.

그 문틀 위를 올려다 보니 허공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건 벽이 아녔다. 그저 홀로 세워 둔 하나의 틀 밖에 없었고 그 옆으로 네가 들고 있던 조그만 가방이 보였다. 네가 고르고 내가 선물한 마음이 복수로 담겨있던 마분지에, 몇 개의 서명이 작성됐다 지워진 흔적이 남았다. 웃음이 나지 않았다.

천천히, 네게 전혀 미안하지 않게 됐다. 바닥에 놓인 깡통을 발로 찼고, 비명이 소리를 내면서 연기를 흩뿌렸다. 아직 모두 타지 않은, 잿더미에 불씨가 보였다.